[문학/소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내가 가장 예뻤을 때 국내도서 저자 : 공선옥 출판 : 문학동네 2009.05.25 상세보기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주위 사람들이 숱하게 죽었다 

공장에서 바다에서 이름도 없는 섬에서 

나는 멋을 부릴 기회를 잃어버렸다

 

(...)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나는 너무나 불행했고 

나는 너무나 안절부절 

나는 더없이 외로웠다"

 

- 이바라기 노리코 '내가 가장 예뻤을 때' 中

 

제목에선 뭔가 풋풋하고 따뜻한 이야기의 성장 소설이있지 않을까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소설에 들어가기 앞서 프롤로그처럼 이 시가 맨 첫장에 놓여있었기에

내가 가장 이뻤을 때 가장 찬란하게 빛나고 더 없이 행복했어야 할 시간에

수많은 것들로부터 장사 당하고 매장당하게 만든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소설은 무엇을 그리게 될 것인가 궁금하게 만들었다.

때는 민주화를 부르짖고 항쟁하던 시대-

함께 어울리고 함께 즐겁던 고등학생 시절 부터 약 1~2년간의 이야기를 펼쳐놓는 소설은

뭔가 가슴을 미여오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많았고

그것들이 너무나 현실적이고 주변의 이야기 같았기에 더욱더 마음 아프게 다가왔다.

 

꽃다운 시기에 생명을 잃은 친구-

그 친구가 죽었는데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지 이해가 안간다며

그렇게 그 친구를 따라간 친구

 

아버지의 바람기에 의해 불쌍한 삶을 살다 생을 마감한 어머니와

어머니의 죽음에 자신의 꽃다운 나이에 방황하다 아이를 가지는 친구

그런 그녀를 사랑하는 친구

대학생이지만 노동자들을 보다 낮은 층의 사람들을 이해하고자

스스로 공장에 들어가고 계몽을 위해 앞장서려는 친구들..

 

가난과 싸우며

가족간의 문제 속에서 갈등하고

사랑 때문에 아파하고

노동자의 권한을 위해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고

 

그로인해 피로 얼룩지고 깨지고 다쳐가면서도

그 시절 스스로의 열정으로 애쓰며

서로 함께해온 인연들로 서로를 다독이는 모습들이 

너무나 아름다웠지만

그렇기에 더욱더 아련하게 다가온 모습들..